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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브랜드

휴먼브랜드 #1_세계가 탐내는 가구 디자이너 문승지

by 자유낭만 2018.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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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파도 아니고 국내 유수의 디자인 대학을 나오지도 않았지만 세계 디자인 업계가 탐내는 권투 선수 출신 가구 디자이너가 있다. 바로 가구 디자이너 문승지 씨다.


돈도 빽도 없는 제주소년의 서울 상경


가구 디자이너 문승지 씨는 중학생 시절 권투 선수 였다. 아마추어 대회에 나가 몇번의 상도 받았고, 가족들은 그가 운동선수로 성공하길 바랬다. 허나 그는 중2때 혈소판감소증으로 큰 수술을 받게 되면서 결국 운동을 그만 두게 되었다.


그는 우연히 미술학원 전단지를 돌리는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전단내용을 보고 그는 대학 진학의 꿈을 꾸게 된다. ‘계원예대 2010년 신입생 모집. 내신,수능이 아닌 면접으로만 입학 심사’ 성적을 보지 않는 다는 말에 문승지 씨는 원서를 넣었다. 그가 지원한 곳은 감성경험제품디자인과 (현 리빙 디자인과). 권투를 하던 학생이 디자인과를 선택한 이유는 참 단순했다. “제가 낙서 하나는 잘했거든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니 한번 쳐본거죠. 당시엔 대학보다 제주 탈출이 목표였어요”


입학 전형 면접은 3차까지 이어졌고 교수들 앞에서 다른 학생들은 쭈뼛쭈뼛 말을 꺼내지 못하는걸 본 문승지 씨는 답답한 나머지 면접을 ‘진행'했다. “저기 저분은 어디서 오셨다고 했죠? 지금 이 의견에 대해서 할 말 없으세요? 옆에 계신분은요? 또 말씀하실 분 없으신가요?” 문승지 씨는 그해 장학금 100만원을 받고 계원예대에 입학 하게 됐다.


졸업이 아닌 졸업 이후의 준비


“다들 왜 대학에 다닐까?”를 알고싶었던 문승지 씨는 선배들을 붙들고 물어보았다. 선배들은 졸업 전시회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걸 알았고 그는 1학년때 전시회를 열었다. 목공소 아르바이트로 모은 100만원으로 연 전시는 친구 몇명와서 박수 치고 끝이 났다. 전시회를 한번 치르고 나니 그에겐 이상한 자신감이 생기게 시작했다. 그래서 그는 졸업이 아닌 졸업 이후를 준비하기로 마음 먹었다.


반지하 자취방에서 밤마다 혼자 졸업 이후를 고민한 끝에 그는 사업을 하기로 결심한다.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과 청년창업지원 대출 받은 돈으로 창업한 반려동물 가구회사 ‘엠펍'은 1년 반만에 쫄딱 망하고 그에게 1억에 가까운 빚을 남겨주었다. 맨밥에 참치캔만 먹는 날들이 이어진 가운데 해외 디자인 사이트에서 우연히 발견한 기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기 시작한다.


짜장면 한 그릇으로 보낸 600통의 영어 메일


그의 목표는 그의 작품이 외국 잡지에 실리도록 하는 것이었다. 영어 한마디도 못했던 그는 일단 우리말로 그의 소개를 쓴 뒤 외국에 살다 온 친구를 불러 짜장면 한 그릇 사준 뒤 번역 좀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 번역 메일에 그의 작품 포트폴리오를 첨부해 전 세계 디자인 잡지, 웹진 기자들에게 이메일을 돌렸다. “하나만 걸려다오” 하는 심정으로 말이다.


메일 보낸 뒤 한 달쯤 지났을까.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이름을 올리고 싶어하는 매체 2곳에서 연락이 왔다. 한 달뒤 또 다른 이메일 두통을 받게 됐다. 영국 신문사 2곳에서 온 인터뷰 요청서 였다. 그는 다시 외국에 살다 온 친구를 불러 짜장면을 한 그릇 사주고 이메일을 보냈다. 며칠뒤 정말로 서면 인터뷰가 실리게 되었다.


세계 디자인 업계가 탐내는 가구 디자이너


그는 글로벌 패션회사 코스(COS)에서도 연락을 받게 되는데 당장 영국으로 와달라는 요청과 함께 그의 가구를 전 세계 매장 윈도우에 놓고싶다는 연락이었다. 영어 한마디도 못하는 그는 꾀를 내어 답장을 보냈다. “요즘 제가 일이 많아서 영국에 가기 힘들 것 같습니다. 대신 디자인 도면을 상세하게 만들어 보내드릴게요" 그는 도면과 함께 제작.조립 설명서를 책으로 만들어 보냈다. 코스 측은 문승지 씨의 아이디어와 열정에 감탄했고 2013년 35개국 45개 도시 매장에 전시했다.


이 후 그는 국내, 해외 기업들로 수많은 러브콜을 받게된다. 해외로 어학 연수도 다녀오고 한국에서는 디자이너 이상봉, 코오롱의 ‘래;코드', 팀버랜드, 서울시와도 일했다. 여러 전문 매체에서 그를 앞다투어 소개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한 장의 합판에서 버려지는 나뭇조각 없이 의자가 완성되는 ‘포 브라더스 Four Brothers 컬렉션'이 있다. 그는 최근 한국에서 아나바다 운동의 오마주 프로젝트 ‘쓰고 쓰고 쓰고 쓰자' 라는 개인전을 열었다. 그는 “무작정 아끼는 것보다는 사용하는 것, 내가 소비하는 행위를 할 때 한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고 말하며 좋은 소비에 대한 그만의 철학과 유쾌한 재해석으로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Copyright, 2012, 문승지 Four Brothers, All rights reserved)


<포 브라더스 - 포 브라더스는 재료비와 제작비를 최소한으로 하여 좀더 질높은 삶과 질높은 환경을 만드는데 기여한다. 소비자가 하나의 합판에서 네개의 의자 형태중 원하는 형태를 선택하여 제작 할 수 있다. 또한 기존 제작방식에서 벗어나 CNC 컷팅 기술을 사용함으로써 제작시간을 훨씬 단축시키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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